11월 1일자로 국방드론본부가 공식 출범했고, 11월 2일 포천 일대에서 창설식이 열렸습니다.
동시에 2023년 9월 창설됐던 드론작전사령부는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았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군 조직이 바뀌는 과정을 지켜봐 왔는데, 이번 개편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반가움보다 허탈함이 먼저 들었습니다.
왜 그런 마음이 들었는지, 그리고 이 변화가 실제 드론 전력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제 생각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사진=Wikimedia Commons
무엇이 바뀌었는지부터 짚어 보겠습니다
국방부 설명을 기준으로 정리하면 구조는 단순합니다.
드론작전사령부가 직접 맡던 작전 기능은 육군, 공군, 해병대 등 각 군으로 넘어갑니다.
새로 생긴 국방드론본부는 직접 드론을 띄우는 부대라기보다 전투발전, 소요 조정, 획득 관련 협조, 기술 검증을 맡는 조직입니다.
인원도 약 280명 규모에서 약 100명 수준으로 줄어든다고 알려졌습니다.
국방부는 이번 개편이 약화가 아니라 강화라고 설명합니다.
각 군이 자기 작전 환경에 맞게 드론을 직접 운용하고, 본부는 군 전체의 드론 발전 방향을 묶어 주는 역할을 한다는 논리입니다.
실제 구매 계약은 여전히 방위사업청이 맡습니다.

사진=Wikimedia Commons
제가 허탈함을 느낀 이유
제가 기억하기로 드론작전사령부가 만들어질 때 분위기는 지금과 정반대였습니다.
북한 무인기가 수도권 상공까지 들어왔던 일을 겪고 나서, 드론을 전담하는 합동 사령부를 만들어 공세적인 대응 능력을 갖추겠다는 명분이 분명했습니다.
저도 그때는 늦었지만 방향은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불과 3년 남짓 만에 사령부라는 간판을 내리고 본부로 바뀌었습니다.
사령부는 작전을 지휘하는 부대이고, 본부는 정책과 지원을 다루는 조직에 가깝습니다.
이름만 보면 격이 한 단계 내려간 것이 맞습니다.
국방부가 아무리 강화라고 설명해도, 제가 보기에는 인원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고 작전 기능이 빠진 조직을 두고 강화라고 부르기는 쉽지 않습니다.
저는 군 개편을 볼 때마다 같은 패턴을 봐 왔습니다.
새로운 위협이 생기면 서둘러 부대를 만들고, 몇 년 지나 정권이나 지휘부의 관심이 바뀌면 다시 쪼개거나 합칩니다.
그 과정에서 바뀌는 것은 현판과 직제표이고, 정작 현장의 장비와 훈련 체계는 제자리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번에도 그런 일이 반복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사진=Wikimedia Commons
그래도 일리가 있는 부분은 인정합니다
공정하게 말하면 각 군 이관 논리에도 이해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육군의 정찰용 소형 드론, 공군의 중고도 무인기, 해병대의 도서 방어용 드론은 쓰는 환경도 목적도 전혀 다릅니다.
하나의 사령부가 이 모든 것을 직접 운용하는 구조는 처음부터 무리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전장에서 드론은 보병 분대가 들고 다니는 소모품에 가까워지고 있고, 이런 장비는 각 군이 자기 교리 안에서 다루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또 전투발전과 기술 검증을 한곳에서 맡는다는 점은 의미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각 군이 따로따로 드론을 사다 보니 규격이 맞지 않고, 통신 방식이나 보안 기준도 제각각이라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본부가 이 부분을 제대로 정리해 준다면 오히려 이번 개편의 진짜 성과가 될 수 있습니다.

사진=Wikimedia Commons
제가 보는 빈자리
문제는 그 사이에 비어 버리는 자리입니다.
첫째, 합동 차원의 공세 드론 작전을 누가 책임지는지가 흐려졌습니다.
각 군이 자기 영역의 드론을 운용하는 것과, 군 전체를 아울러 적 종심을 겨냥하는 작전을 계획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사령부가 있을 때는 적어도 책임 주체가 분명했습니다.
둘째, 본부의 권한입니다.
인원 100명 규모의 본부가 소요를 조정한다고 해도, 각 군이 자기 예산과 자기 우선순위를 내세우면 이를 실제로 조율할 힘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계약은 방위사업청이 하고, 운용은 각 군이 하고, 본부는 그 사이에서 의견을 내는 구조라면 결국 또 하나의 협의 창구로 끝날 수 있습니다.
셋째, 사람입니다.
3년 동안 드론작전사령부에서 경험을 쌓은 인력이 각 군으로 흩어지면, 그 노하우가 제대로 이어질지 걱정입니다.
저는 조직 개편에서 가장 쉽게 사라지는 것이 바로 이런 현장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진=Wikimedia Commons
결국 중요한 것은 현판이 아니라 준비 태세입니다
제가 이번 개편을 보며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사령부든 본부든 이름 자체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북한 무인기가 다시 내려왔을 때 몇 분 안에 탐지하고, 누가 결심하고, 어떤 수단으로 대응하느냐입니다.
그리고 우리 장병이 실제 훈련에서 드론을 얼마나 자주 띄워 보고, 잃어버려도 다시 보급받을 수 있느냐입니다.
국방부가 강화라고 말한 만큼, 저는 앞으로 1년을 지켜볼 생각입니다.
각 군의 드론 부대가 실제로 늘어나는지, 장병 1인당 드론 훈련 시간이 늘어나는지, 본부가 표준화와 기술 검증에서 눈에 보이는 결과를 내는지가 판단 기준입니다.
이 세 가지가 보이지 않는다면 이번 개편은 결국 간판만 바꿔 단 조직 정리였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이것들이 채워진다면, 저도 기꺼이 이번 결정이 옳았다고 인정하겠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이번 개편이 서류상의 변화가 아니라 현장의 변화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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