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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령 진급 실패가 남긴 상처, 그리고 중령 진급 심사의 냉혹한 현실

by 국방매거진 2025.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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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령 진급 실패가 남긴 상처, 그리고 중령 진급 심사의 냉혹한 현실

얼마 전 대구 수성못에서 발생한 육군 대위의 총상 사망 사건은 군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특히 그는 지난 7월 소령 1차 진급에서 탈락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교 사회에서 진급 실패는 단순한 낙방이 아니라 인생 전체를 흔드는 좌절로 다가옵니다.

가족의 기대, 개인의 자존심, 그리고 이후 커리어의 방향까지 송두리째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건은 결국 “진급 실패가 얼마나 깊은 상처가 될 수 있는가”를 다시금 보여준 비극이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전해 들은 중령 진급 심사 참관 후일담은 남다른 울림을 줍니다.

직접 참관자가 경험한 이야기를 들으며 느낀 것은, 진급 심사가 단순히 ‘개인 능력 평가’가 아니라 제도적, 구조적, 집단적 장치가 총체적으로 얽힌 냉혹한 과정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평정, 그 무게의 실체

참관자가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평정이 곧 진급의 시작이자 끝이라는 말이었습니다.

진급 심사 화면의 70%는 상급자의 평정 기록으로 채워진다고 합니다.

평정은 단순한 인사 자료가 아니라, 지난 몇 년간 축적된 상관의 시선과 평가가 고스란히 반영되는 결과물입니다.

때문에 진급은 한두 번의 성과로 뒤집을 수 있는 싸움이 아닙니다.

평소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 얼마나 신뢰를 쌓았는지, 조직 내에서 어떤 평판을 만들어왔는지가 그대로 기록으로 남아 심사 자료가 됩니다.

이는 곧 장교 생활이 하루하루 평가의 연속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360도 평가의 그림자

최근 강조되는 360도 평가 역시 냉혹합니다.

상급자뿐 아니라 동료와 부하의 평가가 누적되어 제시되는데, 여기서 부정적인 기록이 남아 있다면 이를 뒤집을 방법은 거의 없습니다.

“억울하다”는 개인의 호소는 제도적 데이터 앞에서 무력해집니다.

참관자의 전언에 따르면, 위원들 역시 이 자료를 매우 중요하게 참고하며, 특히 부정적인 요소가 발견되면 우선적으로 배제하는 경향이 뚜렷했다고 합니다.

결국 진급은 단순한 능력 경쟁이 아니라, 집단적 기억 속에서 얼마나 긍정적 인상을 남겼는가의 문제로 이어집니다.



지휘관 추천의 절대성

또 하나 중요한 축은 지휘관 추천입니다.

공식적으로는 순위와 관계없이 동일한 점수가 부여된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추천이 없으면 진급의 문턱조차 넘기 어렵습니다.

위원들 사이에서도 추천이 없는 지원자에 대해선 “뭔가 사정이 있지 않겠나” 하는 의심이 기본 전제로 깔려 있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추천 여부는 제도적으로는 ‘부가적 요소’이지만 실제론 사실상 절대평가 기준으로 작용합니다.



심사위원회의 집단적 판단

심사위원회는 여단장, 단장 출신 고위 장교들로 구성되어, 수십 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원자들을 심사합니다.

심사는 개인의 점수만 보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경력, 자격증, 학위, 체력 기록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심사 절차는 철저히 집단적입니다.

20여 명을 먼저 추려내고, 그중 10명을 대상으로 심층 토론을 거칩니다.

세 번의 심사에서 같은 결론이 나와야 확정되고, 불일치할 경우 과반수 투표를 통해 최종 결론을 내립니다.

한 번의 판단이 아니라 반복 검증과 토론을 통한 합의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제도의 절차적 정당성을 드러냅니다.



블라인드의 한계

제도적으로는 블라인드 심사가 적용됩니다. 지원자의 출신 대학이나 학력, 입관 연도 등이 드러나지 않도록 배려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참관자는 “완벽한 블라인드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임관 시기, 중위 진급 시기, 석사 이상 학위 기재만 보아도 어느 정도 출신을 추정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즉, 블라인드라는 제도적 장치는 형식적으로는 작동하지만 실제로는 출신 배경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한계를 갖고 있었습니다.




절대평가와 상대평가의 교차

진급 심사에서 흥미로운 지점은 절대평가와 상대평가가 교차한다는 사실입니다.

평정과 추천은 절대적 기준처럼 작동합니다. 그러나 최종 단계에서는 결국 상대평가가 개입합니다.

비슷한 조건의 두 명이 남았을 때, 위원들은 누가 앞으로 더 기여할 가능성이 큰지 토론합니다.

이때 체력, 어학, 무도, 자격증, 논문 같은 잠재 역량이 마지막 한 끗 차이를 결정합니다.

그래서 “평소 준비된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심사에서 크게 작용한다고 합니다.




: 진급은 운이 아닌 준비

이 모든 과정을 전해 듣고 나니, 진급은 결코 개인 능력만으로 결정되는 싸움이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졌습니다.

평판, 추천, 집단의 판단, 잠재 역량 등 보이지 않는 요소들이 겹겹이 작동합니다.

“잘하면 진급한다”는 말은 단순한 진실일 뿐, 실제로는 “꾸준히 준비하고 관계를 잘 쌓으며 신뢰를 확보한 사람만이 진급한다”는 것이 더 정확한 결론입니다.

수성못에서 생을 마감한 대위 역시 진급 실패의 좌절 속에서 무너졌습니다.

반대로 중령 진급 심사 후일담은 “진급은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는 냉혹한 현실을 보여줍니다.

결국 두 이야기는 같은 맥락에서 만납니다. 진급은 단순히 계급의 상승이 아니라, 삶 전체를 흔드는 무게라는 사실입니다.


마무리

중령 진급 심사 참관 후일담은 단순한 내부 경험담이 아닙니다.

그 속에는 장교 사회가 진급을 통해 어떻게 사람을 평가하고, 또 그 과정에서 얼마나 치열한 경쟁과 압박이 존재하는지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이번 대구 수성못 사건과 맞물려 생각해보면, 진급은 한 개인의 생애를 지탱하는 버팀목이자 동시에 무너뜨릴 수 있는 벽이기도 합니다.

진급은 운이 아니라 준비된 자에게만 주어집니다. 그러나 그 준비가 단순한 개인의 노력이 아니라, 조직이 요구하는 신뢰와 평판, 그리고 보이지 않는 관계망까지 포함한다는 점에서 그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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